'세계 최대 의료 서비스'가 되려는 아마존..알렉사 의사?
아마존(Amazon)이 세계 최대 의료 서비스 제공 회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필수 약품 구독 모델을 도입한 데 이어 버티컬 병원 진료 체인도 39억 달러(5조 400억원)에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내놓는 아마존 특성상 향후 의료 보험 서비스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럴 경우 유통부터 의료 서비스까지 아마존이 모두 장악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통 시장 강력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스트리밍 등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신뢰성과 안정성이 중요시되는 헬스 케어 시장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월 5달러에 30일 동안 무제한 투약 가능]
아마존은 2023년 1월 ‘RxPass’라는 이름의 월 5달러 헬스 케어 구독 모델을 내놨다. 프라임 구독자들이 월 5달러만 내면 그들의 원하는 복제 의약품(generic medications)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제약 구독 모델이다. 주된 공략 대상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의료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발병 시 치료 비용이 부담되는 이들이다. 미국의 42개 주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감기, 복통 등 증상이나 약품 이름을 검색하면 제공 유무를 알 수 있다.
이에 앞서 아마존은 알레르기나 탈모 등과 같은 일반적인 의료 문제를 위한 약이나 처방 등을 제공하는 아마존 클리닉(Amazon Clinic)’을 런칭하는 등 메디컬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마존은 또 버추얼 1차 의료 기관 네트워크 플랫폼 ‘원 메디컬(One Medical)’을 39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원 메디컬은 지역 병원과의 연결 및 버추얼 및 텔레헬스를 통해 24시간 7일 환자를 진료하는 서비스다.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응급실에 방문하지 않아도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 미국 각주별로 오프라인 병원과 연계되어 있어 앱을 통한 병원 예약이 가능하고 사진이나 영상 등을 포스팅해 당일이나 다음날 진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응급실 예약도 가능하다.
아마존은 기술을 통한 의료 서비스 이용 인구를 넓이는 대신 의료비를 대폭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박리다매 전략이다. 의료 구독 모델이 흔치 않은 상황이어서 가격 등이 맞다면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시장이 너무 초기라는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멤버십 규모를 볼 때, RxPASS는 2억 명에게(혹은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 단 5달러에 30일 동안 먹을 수 있는 복제약(eligible generic prescriptions)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착 저렴한 약이 가장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의료 취약 계층은 사용할 수 없다. 이들은 1년에 150달러 가까이를 써야하는 아마존 프라임을 구독할 여력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서비스 경우 50개의 복제약만을 제공한다. 사실 이 약들은 이미 미국에서는 마트 같은 곳에서 싸게 살 수 있다. 결국 RxPASS는 필수적이지만 비싼 약은 제공할 수 없고 유명 제약사 약품도 공급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클리닉은 알레르기, 탈모와 같은 일반적인 질병(Ro 또는 Hims & Hers와 같은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유사)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 및 버추얼 관리 사업이다. 다시 말해 의료보험(Medicare)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아마존의 병원 체인 원 메디컬 인수는 긍정적일 수 있다. 유통만큼이나 소비자에게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미 전역에서 제공할 수 있으며 수익성있는 의료 보험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 또 아마존의 다른 사업과도 충돌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원 메디컬 주요 고객은 의료 보험 이용자들이나 기업 의료 보험 운영사 등일 수 있다고 전했다.
BTIG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라르슨은 언론 인터뷰(David Larsen)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들에게는 좋은 거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어센트릭스(CareCentrix)의 CEO 존 드리스콜(John Driscoll)도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원 메디컬을 이용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원 메디컬을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과 의료 보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특히, 원 메디컬의 의료 보험 비즈니스(Medicare Advantage business) ‘이오라헬스(Iora Health)’는 아마존의 구매 결정을 하는 1순위였다는 평가다. 프라임 멤버십과 함께 의료 보험까지 제공한다면 일반 소비자들은 아마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또 소비자들의 기호 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까지 모든 습성을 알 수 있다. 또 아마존은 필요 시 원 메디컬 브랜드의 병원도 설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마존의 헬스 케어 게임 체인저 될수도]
아마존의 헬스 케어 비즈니스는 이제 시작단계다. 그러나 원 메디컬 등 진료 서비스와 RXPASS와 같은 제약 서비스가 합쳐질 경우 의료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아마존의 음성 AI 솔루션 ‘알렉사(Alexa)’, 피트니스 모니터링 ‘할로(Halo)’, AWS를 기반으로 한 파워풀한 클라우드, 홀푸드 리테일 마켓(맞춤형 음식, 처방전 음식 제공) 등의 결합될 경우 파괴력은 더 커질 수 있다.
알렉사AI가 진료하는 병원에서 아마존을 통해 약을 배송 받는 일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포레스터(Forrester)는 최근 리포트에서 “아마존이 가진 고객 중심 모델(고객이 원하는 건 모두 서비스 customer-centric model)은 환자를 모든 접점에서 만날 수 있다”며 “의료 서비스의 가치와 질을 높여 환자 경험을 재창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릴리언트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인의 44% 정도가 아마존 멤버십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에서 건강 보험 서비스인 HCA는 미국인의 1%정도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이 프라임을 중심으로 의료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