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만난 수술 블랙박스, 사고 예방과 의료 교육, VR로 확대
미국은 팬데믹 이후 병원을 직접 방문하는 환자 비율이 줄었다.
경기 악화로 인해 병원들의 예산이 줄어듦에 따라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테크 툴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미국 병원들이 최근 가장 많이 확충하고 있는 메디컬 테크툴이 ‘영상 저장 플랫폼’ 및 의료용 VR 시뮬레이터다.
수술 장면들을 저장해 수술 분석에 활용하거나 가상 수술을 통해 의료 교육에 쓰이는 이들 플랫폼은 의료 서비스 질 향상과 비용 절감에 탁월하다는 분석이다.
수술실 데이터 저장을 위한 블랙박스(Black Box) 제조 기업 써지컬 세이프티 테크놀로지스(Surgical Safety Technologies SST)가 시리즈A 펀딩 라운드에서 1,500만 달러(200억 원) 모금에 성공했다. 이번 펀딩 라운드는 US 벤처 파트너스(U.S. Venture Partners)와 산테 벤처스(Santé Ventures) 공동으로 이끌었다. SST는 이번 투자금을 제품 개발과 향후 글로벌 시장 확대에 쓸 예정이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SST는 글로벌 시장 24개 병원에 블랙박스 등 테크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스탠포드(Stanford), 듀크(Duke), UT사우스웨스턴(UT Southwestern), 메이요(The Mayo Clinic), 마운트 시나이(Mount Sinai), 노스웰(Northwell) 등을 고객 병원으로 두고 있다. 회사는 또 토론토 병원들과 서유럽 학교 병원에도 많은 고객 사이트가 있다.
[SST, 수술 장비, AI탑재로 수실 과실 최소화]
창업주이자 CEO인 테오도르 그란차로프(Teodor Grantcharov)는 악시오스에 자신들의 플랫폼을 비행기 블랙박스에 비유했다. 자세한 비행 기록과 항해 루트 등의 담겨 있는 사건 기록 저장소라는 의미다. SST의 블랙박스 플랫폼은 단순히 수술 장면을 녹화하는 장치가 아니다. 비디오, 오디오, 환자의 바이탈 사인( vital signs), 수술실 수술 장비 데이터 등이 모두 저장된다.
SST의 기술은 병원 교육에도 사용될 수 있다. 수술 관행을 분석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의료 과실을 줄이고 수술실을 더 안전하고 규정에 따라 효율적으로 유지하는데 사용된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 장비는 수술 기록뿐만 아니라 AI가 적용돼 의사가 잘못된 시술을 했을 경우 이에 대한 경고를 내릴 수도 있다.
또 교육 툴과 함께, 이 플랫폼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찾아내는데도 쓰일 수 있다.
그란차로프 CEO는 “2023년 현재 미국에 있는 병원 3분의 2가 적자를 보고 있다”며 “병원을 수익성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효율성을 높이고 낭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떼(Sante)의 파트너인 데니스 맥윌리엄스(Dennis McWilliams)는 인터뷰에서 “SST는 실제 적용 가능한 기술뿐만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병원에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그란차로프 CEO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1억 3,100만 달러 시리즈 C에 성공한 디지털 수술 플랫폼 케어택스(Careyntax)를 SST의 경쟁자로 꼽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용 영상 기록 시장 VR로 확대]
의료 기록을 담은 블랙박스는 향후 있을 수 있는 의료 과실 소송(malpractice lawsuits)에도 중요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 때문에 향후 중요성은 더 커질 수 있다.
때문에 SST는 개인 정보 보호에도 신경쓰고 있다. SST는 환자 데이터 기록시 얼굴과 몸은 흐리게 처리해 ‘본인 식별’이 유관으로 불가능하게 저장하고 있다.
또 오리지널 개인 데이는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한 30일 이내로만 보관한다. SST는 “우리 기본 원칙은 우리 생산하는 데이터와 정보가 기밀이고 보안에 가장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써지컬 세이프티 테크놀로지스 처럼 수술을 기록해 분석하는 메디컬 테크놀로지 기업과 기술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메드트로닉(Medtronic)와 존슨앤존슨(J&J)와 같은 메디컬 테크놀로지 기업들은 수술 영상 데이터를 캡처한 뒤 분석해 외과의사의 수술의 효율성을 더 높이는 디지털 툴을 공급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수술실 영상 데이터를 저장해 버추얼 수술 교육 시스템도 구현했다.
국내 메디컬 테크놀로지 기업도 VR과 영상 의료 장비 플랫폼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서지컬 마인드(대표 김일)는 2017년부터 VR기반 수술 트레이닝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의료 트레이닝, 의료 교육, 실제 의료진이 VR기반으로 수술 시뮬레이션도 할 수 있다. 수술 시뮬레이터는 실제 사람 눈의 구성 요소와 움직임을 완벽하게 구현해 1mm 이하 정밀도를 갖춘 시뮬레이션 도구다.
VR 기술을 통해 각종 수술법 등을 훈련할 수 있다. 현재 물리 시뮬레이션 부분에서 실제 사람과 유사한 수준으로 구현하기 위해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김일 대표는 “수술 시뮬레이션에서 VR를 이용하면 원격 수술도 가능해 의료의 질이 매우 높아진다”며 “예를 들어 남극 등의 극지에서 수술할 경우 한 명의 의료진이 모든 시술을 할 수 없어 국내에 있는 의사와 XR, VR을 통해 협진하면 안전하고 빠른 처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컬 마인드는 의료 영상, VR에서 의료 관련 모든 통합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들 시스템 역시, 최근 AI가 탑재돼 수술 장면을 분석하고 향후 더 좋은 시술과 솔루션을 추천할 수 있다. 이를 교육 현장에 쓸 수 있음은 물론이다. AI가 의료 장면을 시뮬레이션하고 다양한 현장을 등을 저장해 향후 수술에도 사용할 수 있다.